[사설] 후보 지지선언 봇물을 보는 유권자의 시선
수정 2007-12-10 00:00
입력 2007-12-10 00:00
그러나 내용을 보면 실망스러운 구석이 많다. 가장 친기업적 후보로 꼽히는 이 후보와 어떤 노동정책을 놓고 연대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지지 후보를 정하는 기준은 조합원 투표였다. 정책보다는 인물에 대한 인기투표에 가까운 방식이었다. 대상자는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후보 세사람으로 한정했다. 가장 친노동자적인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정책협약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아서 배제했다. 문국현, 이인제 후보는 방송3사 평균 지지율 10%를 넘지 못해 제외했다고 하니 참으로 자의적인 잣대다.
노총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특정 후보를 지원했다. 지원 기준이 ‘당선 가능성’이다 보니, 지역에 따라 지지 정당이 들쑥날쑥했다. 정책·노선보다는 될성부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발상은 노동자 권익을 우선해야 할 노조의 이념이나 모습과 맞지 않는다. 노총뿐만이 아니다. 총학생회장에 이어 연예인들이 한나라당 당사에서 지지선언을 했다. 한국문인협회 등도 뒤질세라 이명박 후보 지지에 나섰다. 유력 후보를 둘러싼 줄서기, 줄세우기, 줄대기를 보는 유권자의 눈은 그럴수록 냉정해져야 한다.
2007-1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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