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선글라스/육철수 논설위원
육철수 기자
수정 2007-12-08 00:00
입력 2007-12-08 00:00
십여년 전 탈착식 선글라스를 하나 사서 한동안 요긴하게 썼다. 하지만 안경에 붙였다 뗐다 하는 게 귀찮고, 무엇보다 알이 너무 커서 선글라스의 기본이랄 수 있는 ‘폼’이 제대로 나질 않았다. 그래서 언젠가 아내에게 불평을 했다.“도수 있는 선글라스 한 번 써봤으면 평생에 원이 없겠다.”고. 별뜻 없이 한 말이라 이내 잊었는데, 아내는 그게 가슴에 콱 박혔다고 나중에 털어놨다.
한밤중에 아이들 앞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한껏 폼을 잡았더니 “아빠가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깔깔댔다. 얘들 보기에도 내 행동이 꽤 유치했던 모양이다. 무심코 던진 말을 흘리지 않은 아내가 고맙다. 행복은 작은 걸 신경써주는 데서 온다더니, 그 말이 정말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7-12-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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