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꼴사나운 ‘반값 아파트’ 책임 떠넘기기
수정 2007-10-18 00:00
입력 2007-10-18 00:00
우리는 당초 정치권과 정부의 합의로 추진되는 ‘반값 아파트’에 기대를 걸었다. 뿌리를 잘 내리면 집값을 안정시켜 서민에게 도움을 주고, 주택을 소유에서 거주개념으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정책실험의 첫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 기대와는 달리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모두 입주자가 현재의 분양주택에 버금가는 부담을 져야 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게 된 데는 사업을 추진한 정부와 주공의 무성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정치권의 압력에 떠밀려 할 수 없이 추진했다.”는 청와대의 고백은 애초부터 이 사업에 의지나 관심 따위는 없었다는 뜻 아닌가.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해 놓고 이제 와서 그 책임을 정치권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법률로 제안했으면 추진 과정을 꼼꼼히 살펴봤어야 했다. 실패로 드러나자 법안 내용과 다르다며 허물을 몽땅 정부에 덮어씌우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반값 아파트’의 실패가 정치싸움에 눈이 먼 탓이라고 왜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는가. 책임공방할 시간에 ‘반값 아파트’가 외면당한 원인부터 찾아 수정·보완하는 게 도리다.
2007-10-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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