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쫓겨난 기자들, 쫓겨난 알권리
수정 2007-10-15 00:00
입력 2007-10-15 00:00
인터넷과 전화선이 끊기고 기자실까지 잠겨 밖으로 쫓겨난 기자들은 최악의 불상사 속에서도 정부청사 로비에 돗자리를 깔았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한 시라도 대(對)정부 감시와 긴장을 풀 수 없어서다.‘노숙 취재’도 불사하겠다는 기자들의 의지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결연함을 목도한다. 반면 반민주적·반헌법적 폭거를 저지른 홍보처 관계자들의 행태는 그들이 과연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진 집단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김창호 홍보처장 등 핵심 공직자들은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들을 피해 어디론가 꼭꼭 숨었다. 떳떳하지 못함을 자인한 꼴 아닌가. 국가의 주요 정책을 이런 비겁한 사람들이 주무르고 있으니 통탄스러운 일이다. 그들은 이번 사태가 왜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우리는 이번 대헌법·대언론 폭거가 노 대통령의 편협하고 감정적인 대언론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확신한다. 폭거가 있기 하루 전,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이)그림도 골라 쓰고, 편집도 잘 해주었다. 신세 많이 졌다.”며 감사의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잘 써주면 고마운 언론이고 비판하면 불량상품·조폭언론인가. 취재선진화란 미명으로 자행되는 작금의 언론통제가 그 연장선상이라면 모골이 송연한 일이다. 우리는 참여정부가 난자한 언론자유와 알권리의 원상회복을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7-10-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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