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얀마 유혈사태 국제사회가 막아야
수정 2007-09-28 00:00
입력 2007-09-28 00:00
우리는 압정에 못 이긴 수십만명이 거리에 나서 독재자를 퇴진시켰지만 쿠데타를 일으킨 군에 의해 3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1988년의 유혈사태를 기억한다. 당시 군부는 시위대에 무차별 사격을 가하며 학살에 가까운 진압으로 국제사회를 경악케 했다.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정당이 80% 이상의 의석을 얻었으나 군정은 민정 이양 약속을 어겼다. 이번 미얀마 시위는 5000만 국민들의 가슴 속에 억눌려 있던 장기 군사독재에 대한 불만이 유가 인상을 계기로 폭발했다고 볼 수 있다.
19년 전의 불행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유엔이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선진 8개국 외무장관들도 폭력을 비난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미얀마에 경제·군사적 영향력을 지닌 중국이 나서야 한다. 중국은 지난 1월 유엔 안보리의 미얀마 제재안을 “내정간섭”이라며 거부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군부를 지지하는 듯해서는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라고 할 수 없다. 유혈사태 확산을 막아야 한다. 나아가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80년 민주항쟁 경험이 있는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07-09-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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