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말리아 피랍선원도 우리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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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9-22 00:00
입력 2007-09-22 00:00
지난 5월15일 소말리아에서 피랍된 한국인 선원들이 억류된 지 130일이 넘도록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원양어선 마부노호의 선장 한석호씨와 선원 3명 등 피랍자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해 들려오는 얘기조차 없다. 탈레반 피랍 사태 때 하루하루 국력을 쏟아붓다시피 석방교섭에 나섰던 때와는 대조적이다. 이러다 보니 추석연휴를 앞둔 그제 선원 가족들이 외교부를 항의 방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리는 피랍 선원 가족들이 이유 있는 항의를 했다고 본다. 마부노호가 한국 선적은 아니라지만,4명의 선원은 엄연히 한국민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의 안위를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더욱이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땐 국가정보원까지 나섰던 정부였지만, 유독 이 건에 대해선 미온적이란 가족들의 문제 제기도 일리가 있다. 피랍선원들에게 고기잡이는 생업이었지만, 국가경제에도 적잖게 기여하는 외화벌이 사업이었다. 정부가 말리는 데도 선교·봉사를 위해 아프간으로 갔다가 납치된 이들과 달리 대우를 받을 까닭이 없는 셈이다.

물론 내전상태인 소말리아 과도정부나 해적들을 상대로 석방교섭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국가가 그동안 소말리아 피랍선원들에게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니었는지 자성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새우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멀리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가 고초를 겪고 있는 선원들의 석방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그들이 이등국민 대접을 받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2007-09-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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