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증자(曾子)의 약속 따라잡기/유용종 워커힐 사장
수정 2007-09-17 00:00
입력 2007-09-17 00:00
요즘엔 거의 그런 일이 없지만, 상사맨으로 근무했던 10여년 전만 해도 일부 거래업체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곤혹스런 일이 많았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는 게 왜 중요한지, 서로에게 어떻게 이득이 되는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상대방도 차츰 약속을 지키게 되는 사례를 많이 경험하게 됐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도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요한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많은 부수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사전에 준비하는 습관이 몸에 배다 보니 충분히 준비해서 여유를 갖고 일을 수행함은 물론 성과가 높아지고 신뢰까지 얻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 경영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에게 약속한 가치를 제공해 만족과 신뢰를 주는 것은 바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상 서비스 업계에서는 마케팅을 일컬어 “고객과 약속을 만들고, 약속을 유지하며, 약속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약속 실행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핵심 키워드다.
한나라의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국민 개개인과 각 기업이 정치, 경제, 법률, 제도 등 사회를 둘러싼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국가가 위기에 처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아지고 낮아지는 데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약속을 지키는 것은 개인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일 뿐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 사회의 뜨거운 교육열을 반영하듯,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강남으로 이사를 감행한 현대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그린 드라마가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녀를 위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은 바로 약속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일이 아닐까 한다.
가정에서부터 약속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지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야말로 모두에게 신뢰받는 한국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세상에는 다리를 놓는 사람보다 벽을 쌓는 사람이 많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팽배한 ‘불신의 벽’을 허물고 신뢰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약속 지키기를 습관화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우선 가까운 배우자나 자녀와 미뤄 왔던 약속부터 지키기를 권한다. 뜻밖에도 가정의 분위기가 한결 좋아지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월요일 아침,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를 갖고 혹시 사소한 약속이라도 놓치고 있었던 게 없는지 점검해 보자.
유용종 워커힐 사장
2007-09-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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