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보호 원하면 국민된 도리 지켜야
수정 2007-08-31 00:00
입력 2007-08-31 00:00
탈레반에 납치된 사람들은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경고를 처음부터 무시했다. 위험 지역을 마구 다니다 대규모 인질극에 휘말렸다. 아프간은 내전이 격심하고, 외국인 납치가 빈발하며,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위해를 입을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들을 구해낼 수 있는 것은 국가밖에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무모한 행동은 국가에 막대한 부담을 떠안기고 국민에게 큰 심려를 끼쳤다.
경위가 어떠하든 위험에 빠진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 원칙은 흔들어서도, 흔들려서도 안된다. 그러나 국가의 보호를 바라기에 앞서 국민의 도리를 다하는 게 우선이다. 내국인 출국자가 지난해 1160만명을 기록했다. 해외로 나간 국민을 일일이 돌볼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정부는 이번 인질사태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책임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테러단체와 협상하는 국격 훼손과 인명 피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정부나 개인이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특히 무모한 선교활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2007-08-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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