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치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의 조건/남궁 영 충청남도 혁신정책기획관
수정 2007-08-16 00:00
입력 2007-08-16 00:00
그런데 경실련의 평가에서 16위와 15위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던 충남과 충북이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평가에서는 각각 5등과 7등으로 중상위권의 성적을 올렸다.
왜 같은 단체장들의 공약이행에 대한 평가인데 이렇게 크게 차이 나는 것일까? 그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경실련에서는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세 가지 핵심공약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였고 그를 대상으로 평가해 결과를 산출한 후 그대로 발표하였으나 정작 알려지기는 전체 공약에 대한 평가결과인 것처럼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16개 시·도에 대한 평가절차나 방법이 ‘동일한 준거 틀’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즉, 평가를 받는 각 시·도에 사전에 기준과 방법·절차 등을 명확하게 제시, 각 시·도가 어느 정도 동일한 수준에서 평가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해의 정도가 달랐고, 제출한 자료도 천차만별이었다. 이 결과 확보한 자료의 편차가 심하다 보니 실제 목적한 공약이행 평가가 되지 못하고 자료의 충실 정도에 대한 평가로 변질되어버린 것이다.
앞으로도 민선자치단체장들에 대한 공약 평가는 계속될 것이다. 또한 평가인 이상은 등위를 내게 될 것이고 1등이 있으면 꼴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1등이냐 꼴찌냐를 따지기 이전에 평가의 기본조건은 피평가자의 수용 여부이다. 그리고 그 수용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평가과정과 절차, 그리고 방법의 측면에서 얼마나 상호 공감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공개되고 중간 결과에 대한 소명의 기회가 주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피차 다 알고 할 말 다 했는데 결과가 꼴찌라면 좋든 싫든 수용할 수밖에 없는 일 아니겠는가?
만약 그렇지 못해서 다수의 피평가자가 수용하지 못한다면 그 평가는 잘못된 것이고 잘못된 평가결과가 국민들에게 그대로 알려진다면 그 또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 되는 것이다.
자치단체장 공약이행의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으로서 자치단체장의 공약이행 평가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음 세 가지를 꼭 고려해 달라고 요구한다.
첫째, 각 시·도에 사전에 문서로 평가의 목적과 방법, 기준 등이 동일하게 통보되어 담당 공무원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도는 평가인 줄 알고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고, 어느 도는 평가인지조차 몰라서 가볍게 넘겨버린다면 그 담당자를 탓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당초 목적한 평가 자체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둘째, 평가과정에서 분명히 해당 시·도에 소명기회를 주어야 한다. 남이 한 일을 평가하는 것인 만큼 만의 하나라도 잘못될 수도 있는 일인데 소명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자칫 독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평가자료는 결과 발표와 함께 모두 공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평가하는 이들도 책임감있게 할 것이고,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아야 다음에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각 시·도의 수긍을 얻기 어려울 것이며 그렇게 평가해서 공개적으로 발표한다면 이는 공무원들의 사기만 저하시키는 것일 뿐 책임성 있는 자치행정 수행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유념하길 바란다.
남궁 영 충청남도 혁신정책기획관
2007-08-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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