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뉴스 이데올로기/함혜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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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혜리 기자
수정 2007-07-11 00:00
입력 2007-07-11 00:00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전파 미디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인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어 위성 방송과 케이블 등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뉴미디어는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어 ‘세계는 하나’라는 지구촌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켰다. 그 선봉에 선 것이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이다.

CNN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91년 걸프전쟁 때 현지상황을 생생하게 전세계에 방송하면서부터이다.CNN인터내셔널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 등 6개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는 24시간 세계뉴스 방송망이다. 세계 212개국에서 2억가구가 CNN을 시청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운영하는 뉴스전문채널 BBC월드도 CNN에 못지않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200여국가에서 2억 8000만가구가 시청하고 있다. 지구촌의 수억 인구가 미국과 영국의 시각에서 선별되고, 강조되고, 배제된 뉴스들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CNN과 BBC가 전세계의 뉴스 이데올로기를 장악했다는 표현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자유시장 옹호자들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앵글로-색슨적인 시각에서 제작된 뉴스가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 제국주의’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뉴스전달 기술이 발달하고, 다양한 뉴스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에서 자국과 지역의 시각을 반영한 뉴스전문채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중국의 CCTV-9, 러시아투데이에 이어 프랑스에서는 미국 CNN과 영국 BBC에 맞서 프랑스적 가치관을 전파하려는 뉴스전문 방송 프랑스24가 지난 연말 출범했다. 이란에서는 서방언론의 지배체제에 제동을 걸기 위한 24시간 영어뉴스채널이 지난 2일 공식 출범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영방송도 이달 20일 아프리카 대륙 전역을 대상으로 영어위성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닫힌 세계를 깨어나게 했다. 다양한 뉴스 전문채널의 등장은 이 세상에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7-07-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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