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동명이인/이목희 논설위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목희 기자
수정 2007-03-14 00:00
입력 2007-03-14 00:00
한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뜸 “형님, 무슨 일이십니까.”라지 않는가. 어리둥절했다가 곧 이유를 알았다. 나를 국회의원 이목희로 착각했던 것이다. 그 국회의원 휴대전화에 기자 이목희와 의원 이목희가 모두 입력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흔치않은 이름이 한자 李穆熙까지 똑 같으니, 인연이다.

십수년 전부터 이목희 의원을 혼동한 전화를 종종 받는다. 근래 들어서는 이 의원과 가끔 소주잔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이 의원이 연배는 위였다. 같은 대학을 나왔고, 부친 고향도 비슷했다. 주변에서 이 의원을 품평하면 귀를 쫑긋할 수밖에 없다. 좋게 말하면 으쓱해지고, 비판하면 안타까웠다. 대체로 평이 좋아 안심하고 있다.



지난해 10만명이 이름을 바꿨다. 너무 흔하거나 촌스러움도 개명(改名) 이유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에는 1만명 이상의 직원이 동명이인이지만 큰 불편은 없다고 한다. 어떤 이름은 25명이 함께 쓰고 있다. 동명이인이 욕먹는 사람이라면 기분 나쁘겠으나 그를 통해 간접인생을 경험하는 재미가 그런대로 괜찮을 듯싶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3-1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