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연미복 효과/ 진경호 논설위원
수정 2007-01-15 00:00
입력 2007-01-15 00:00
대통령과 연방의원·주지사·주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미국에서 이 연미복 효과가 뚜렷하다.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연방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화당 후보가 대권을 차지하면 연방의회도 공화당 의원이 늘어난다.4년 임기를 마친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는 선거보다 8년 임기를 마치고 새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특히 연미복 효과가 뚜렷하다. 예외도 있다.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연방의회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고,1988년엔 레이건 대통령 임기 후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겼으나 상·하원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면 대선 2년 뒤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선 대체로 연미복 효과가 힘을 못 쓰고, 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인다. 유권자의 견제심리가 작동한 결과다.
지난해 5·31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한나라당 등 야당 후보들이 싹쓸이한 것은 참여정부 심판론 외에 이 연미복 효과와 견제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주장한 데는 연미복 효과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많은 선거학자들도 우리의 정치문화에선 미국보다도 연미복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점친다. 이렇게 되면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를 선거 제도가 뒷받침해 주는 셈이 된다. 안정적 국정운영의 발판이 될 수도 있으나 국회의 견제 기능 약화로 삼권분립의 기초는 그만큼 훼손된다. 대통령 4년 연임제보다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7-01-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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