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헌 ‘후속카드’ 의혹부터 해소해야
수정 2007-01-11 00:00
입력 2007-01-11 00:00
이를 위해 제의 당사자인 노 대통령이 정치권의 의구심에 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정치권에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노 대통령이 대선을 겨냥해 정치판을 흔들 목적으로 개헌을 꺼낸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노 대통령이 사퇴 선언이나 중·대 선거구제 도입 등 추가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도 분분하다. 한나라당이 개헌 논의에 일절 불응키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 하겠다.
민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대해 엇비슷한 찬·반 의견을 보였으나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52.3%(한겨레신문·리서치플러스 조사)∼72.3%(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가 다음 정권에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취지가 옳더라도 연내 개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인 것이다. 심지어 절반 이상(62.3%, 조선일보·한국갤럽)은 개헌 제의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략적 제안’이라고 답한 조사도 있다. 한마디로 개헌 제의에 담긴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정치권은 물론 국민 상당수가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개헌 논의가 진전을 이루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개헌 여부에 관계없이 임기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나아가 중·대선거구제 제의 등 정치적 성격의 후속 카드를 내지 않겠다는 뜻도 밝힐 필요가 있다. 여론과 상관 없이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태도도 접기를 바란다.
2007-01-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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