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잊고 싶은 기억/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수정 2006-12-22 00:00
입력 2006-12-22 00:00
신부 앞에서 짓궂은 농담도 곁들이는 게 집들이라건만 나이 든 신부 앞이라 근질거리는 입을 오물거릴 뿐 덕담만 나눈다. 그러나 동창이란 나이가 얼마나 들건 타임머신을 타고 깔깔거리며 즐거웠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이이고 그게 인정 아닌가. 술이 몇 순배 돌았을까. 둑방 터지듯 친구들은 기어코 신랑이 신부에게 고백하지 못한 사건들을 경쟁적으로 꺼낸다. 잊었거나 잊고 싶은 과거의 행적이나 별명에 얽힌 신랑의 몰랐던 사연들이 줄줄이 술상에 오른다.
이튿날 새벽 4시에나 파한 집들이의 설거지도 큰 일이었겠지만 조각조각 드러난 옛 일들의 뒤처리를 친구가 어떻게 했을지. 술이 깨고서 걱정했던 것은 필자만이 아니었을 터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06-12-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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