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율 하락 속도 ‘우려’ 수준 넘었다
수정 2006-12-08 00:00
입력 2006-12-08 00:00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최근의 환율 움직임을 ‘우려하고’‘동향을 예의 주시하며’‘필요시 미세조정을 위해 개입하겠다’는 3가지로 요약했다. 환율 하락속도가 정상적인 시장 궤도에서 벗어나 있지만 개입하더라도 신중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환율도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인위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글로벌 달러화 약세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잘못 개입했다가 환투기 세력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금리를 동결하면서 16년만에 외화예금 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긴급처방을 내린 것도 시장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이나마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수출 덕분이다. 소비와 투자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수출만 나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환율에 발목 잡혀 수출의 동력마저 꺼진다면 ‘대한민국호’는 선진국 문턱에서 좌초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정부는 환율의 급격한 변화를 적절히 제어하는 한편 해외 투자처 개발을 통해 넘치는 달러화의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2006-12-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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