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교부, 차번호판으로 국민 우롱하나
수정 2006-10-18 00:00
입력 2006-10-18 00:00
이렇게 되면 기존의 지역표시 번호판과 시·도 구분을 없앤 번호판을 포함해서 네 종류가 한꺼번에 사용되는 셈이다. 세계에서 이렇게 다양한 번호판을 붙이는 나라는 아마 한국이 유일할 정도다. 거리를 차 번호판 전시장으로 만들 요량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는 2004년 1월 이후 번호판을 세 차례나 바꾼 건교부의 엉터리 행정 탓이다. 번호판을 변경하려면 디자인은 물론이고 범퍼설계 변경을 위해 자동차 회사와도 긴밀한 협조를 거쳤어야 했다. 새 번호판 부착 가능 차량이 세 종류뿐이라는 점은 자동차 회사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얘기 아닌가.
번호판 문제는 지난해 대표적 행정실패 사례로 정부 안팎에서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런데도 정책 착오가 또 일어났다. 이는 실무자들이 나태하거나 세심하지 못하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국민생활에 불편을 가중시키거나 우롱하려고 작심한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번호판은 거리 미관상이나 차량범죄수사 등을 위해 규격과 색상의 통일이 바람직하다. 이런 중요한 정책에 대해 혼란을 거듭 야기한 실무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2006-10-1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