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경일로 승격된 한글날에
수정 2006-10-09 00:00
입력 2006-10-09 00:00
따라서 이전의 어느 한글날보다도 축복받아 마땅한 날이지만 오늘을 여는 마음은 그리 개운치가 않다. 한글이, 넓게는 우리 말글이 점차 빛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당장 오늘 아침 보도만 보더라도, 초등학교 6학년생의 학업 성취도에서 국어 성적이 영어 성적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2004년 통계를 보면 영어 과목은 ‘우수 학력’에 속한 학생이 46.6%나 되는데 국어 과목에서는 19.5%에 그쳤다.‘영어 잘하는 지원자는 넘치는데 국어 잘하는 지원자는 보기 힘들다.’라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한탄이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대접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일은 국민 스스로 우리 말글을 진정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는 국민 개개인이 ‘우리 말글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06-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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