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작통권과 방위비 분담은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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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8-28 00:00
입력 2006-08-28 00:00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신 내용은 두 가지 점에서 염려스럽다. 첫째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2009년에 이양하겠다는 내용이다. 우리 국방부는 2012년을 희망하고 있는데 미국측이 당기겠다고 자꾸 얘기하는 것은 다른 속셈이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두 번째는 방위비 분담금 관련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을 ‘공정한 수준으로 조정’하자고 요구했다. 작통권 이양을 빌미로 삼아 한국 몫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려는 의도가 깔렸다면 옳지 않다고 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작통권 이양 시기 등에 대해 “한국측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지원하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럼즈펠드 장관은 2009년 이양 입장을 다시 밝혔다. 한·미가 작통권 문제에 원만히 합의해도 우리 국내 논란을 잠재우기 힘들다. 미국의 태도가 “가져가려면 빨리 가져가라.”는 식으로 비치면 곤란하다. 정부가 추진중인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한국군의 전략·전술 능력이 충분히 확보되는 데 맞춰 작통권을 돌려받는 모양새가 바람직하다. 부시 대통령의 언급처럼 작통권 환수시기 결정은 한국이 주도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작통권을 별개의 사안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시키지 말아야 한다.2008년까지 주한 미군은 2만 5000명으로 줄어들게 돼 있는 만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늘어날 이유가 없다. 미국측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비율이 40%에도 못 미친다면서 이를 동등한 수준으로 올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제공 등 간접비용을 감안하면 한국의 분담비율은 훨씬 올라간다. 미국은 부정확한 추산과 작통권 이양을 내세워 분담금 떠넘기기를 관철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작통권 환수와 관계없이 한국의 분담액을 줄여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2006-08-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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