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리셋 신드롬/송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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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 기자
수정 2006-07-22 00:00
입력 2006-07-22 00:00
TV 리모컨이 먹통이다. 분명 단추를 잘못 눌렀을 게다. 전원을 뽑고 다시 켜면 될 듯했다. 하지만 한번 잘못 설정된 환경이 작동하리라 여긴 건 무식의 소산이랄 수밖에…. 한심했던지 아내가 거들었다.‘0’을 누르라는 지청구다. 잘못 누른 단추 때문에 ‘입력’ 뭐뭐하는 글자가 화면에 뜨면서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작동되지 않더니, 신기하게도 자막이 지워지면서 보려던 채널로 바뀌었다. 잘못을 바로잡으려 들지 않고 무조건 원위치로 돌려 놓으면 되겠거니 한 내 잘못이 금세 부끄러워진다.

‘리셋(Reset) 증후군’이란 말이 생각났다. 컴퓨터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디에 잘못이 있나 살펴보지 않고 리셋단추를 눌러 시스템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습성을 말한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인간관계 등 실생활 속에도 리셋증후군은 흔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잘못을 저지른 쪽이 변화를 꺼리고, 뜯어보면 자기방어를 하는 꼴이다. 그래서 리셋증후군부터 리셋하고픈 충동이 일 때가 많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2006-07-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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