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입담과 장수/이목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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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기자
수정 2006-05-11 00:00
입력 2006-05-11 00:00
올해 초 돌아가셨음에도 자주 화제에 오르는 원로 정치인이 있다. 미수(米壽)에 이르도록 보여준 건강은 이미 전설이 되었다. 타계 전날까지 테니스를 즐기며, 유연한 폼으로 중년층의 기를 꺾곤 했다. 그가 기억되는 이유는 또 있다. 호쾌한 음주와 거리낌 없는 입담.

유명을 달리하기 직전 자택을 찾았던 한 인사.“술상을 차리라고 하더니 정말 잘 드시더라.” 생전에 이용했던 호텔 헬스클럽에서도 꽤나 시끌벅적했었나 보다.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대부분의 정·관계 인사들은 그 앞에서 머리를 들지 못했다. 특히 “정치 제대로 하라.”고 야단을 치니, 모두 슬슬 피했다고 한다. 원로 정치인이 세상을 떠나자 헬스클럽 회원권 가격이 훌쩍 뛰었다는 농담이 나돈다.



원로 정치인의 장수비결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운동, 활발한 사회활동, 원만한 부부관계는 상식선의 얘기였다.“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입담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이가 있었다.‘지갑은 열고, 입은 닫아야 어른 대접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그대로 하면 ‘점잖은 노인’이란 평을 들을지는 몰라도 장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6-05-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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