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백두대간 종주/염주영 수석논설위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6-04-11 00:00
입력 2006-04-11 00:00
며칠 전 친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백두대간 종주를 계획하고 있는데 동참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 이후로 주말을 이용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고심하며 ‘꺼리’를 찾던 중이었다. 대뜸 그러자고 약속을 해버렸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겁이 더럭 났다. 너무 과욕을 부리는 건 아닐까. 과연 그 험난한 연봉 준령들을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도 마음 한구석에선 호연지기가 발동했다.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의 산줄기를 50구간으로 나눠 격주로 한구간씩을 타게 된다. 대장정을 모두 끝내려면 2년이 걸린다.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내 두발로 걸어본다는 생각만으로도 긴장과 흥분이 전해온다. 그동안 틈틈이 서울 근교의 산들을 다니긴 했지만 이와는 견줄 바가 아닐 것이다.

백두대간은 5000년 역사의 민족 정기가 서린 곳이다. 북쪽 끝 백두산에서 남쪽 지리산까지 길게 이어진 1600여㎞의 산줄기. 그 한가운데를 휴전선이 지난다. 따라서 우리의 종주계획은 남쪽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나머지 절반은 통일 이후를 기약할 수밖에.

염주영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2006-04-1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