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출총제’ 폐지할만큼 재벌개혁 됐나
수정 2006-03-11 00:00
입력 2006-03-11 00:00
출총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그동안 재벌의 불합리한 지배구조가 상당히 개선됐고,KT&G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기도에서 보듯 대기업 투자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경영권 불안을 야기했다고 주장한다.1년 전에는 출총제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더니 이제는 해외 투기펀드의 공세를 출총제와 연계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초 공정위가 기업과 시장의 투명성·공정성 측정결과를 공개했듯이 우리 기업의 대내외적인 견제 시스템 작동수준은 아직도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순환출자를 통한 가공자본이나 계열금융사 보유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재벌 총수의 전횡에 제도적인 견제장치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출총제 폐지론자들은 사후 규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분식회계나 비자금 사건에서 보듯 사후 시정에는 훨씬 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어제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태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베다드 노루지 세계은행 동아시아지역 기업지배구조 조정역의 지적은 외부에 비친 우리 기업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2006-03-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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