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추행 관용론이 더 문제다
수정 2006-03-04 00:00
입력 2006-03-04 00:00
이들 발언은 술에 취해 저지른 실수로 국회의원직까지 내놓아서야 되겠느냐는 신분차별적, 남성우월적 몰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최 의원의 추태보다 더 심각한 것이 우리 사회 저변의 이런 후진적 성 도덕이라고 본다. 서울지검 부장검사, 청와대 사정비서관 등을 거친 3선 국회의원으로서의 명예를 이번 일로 모두 잃게 된 것이 본인은 억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의원직보다 더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성 주권이며, 정신적 고통임을 최 의원과 우리 사회는 알아야 한다. 가장 기본적 인권을 침탈 당한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감히 성추행과 의원직을 저울에 달려는 시도는 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파문은 결코 최 의원의 진퇴로 갈무리될 일이 아니다. 그 어떤 형태의 성범죄에 대해서도 사회 전체가 단호히 대응하고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야에 당부한다. 이번 파문을 호재니 악재니 하며 선거정국에 활용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6개월째 방치돼 온 성폭력 관련법안 처리에 즉각 머리를 맞대야 한다. 파문의 유·불리를 따지는 저급한 자세야말로 왜곡된 성 문화를 바로잡는 데 최대의 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2006-03-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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