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진석 새 추기경에 거는 기대
수정 2006-02-24 00:00
입력 2006-02-24 00:00
우리는 정진석 추기경의 탄생에서 여러 의미를 읽는다. 먼저 신도 400만명이 넘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위상에 걸맞게 복수 추기경을 모시게 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정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으로 있으면서 추기경 서임을 받은 사실도 눈여겨본다. 서울대교구장이 추기경으로 나아가는 관행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사회가 또 한분의 진정한 원로를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절 한국 가톨릭교회는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최선두에서 싸워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교파·계층 등 일체의 구분을 뛰어넘어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몫을 다했다. 그러하기에 ‘추기경’이라는 존재는 우리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연로한 김 추기경이 활동을 줄여 국민의 안타까움을 사는 지금 정 추기경의 등장은 그래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 추기경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사목의 지표로 삼아왔다. 아울러 가정과 생명의 가치를 강조해왔다. 양극화와 가정붕괴가 초미의 현안인 이 시대에 정 추기경이 다시금 우리사회의 앞길을 환히 비춰주리라 믿는다.
2006-02-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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