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계 주/임태순 논설위원
임태순 기자
수정 2006-02-24 00:00
입력 2006-02-24 00:00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이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이후 이 부문에서 줄곧 우승을 놓치지 않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여자양궁이 하계올림픽 단체전에서 5연패를 하고 있는 것과 견줄 수 있는 쾌거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번 3000m 계주도 각본없는 드라마여서 관전의 묘미를 더해주었다. 주연배우는 4번주자였던 변천사 선수였다. 그녀는 지난 19일 열린 여자 1500m에서 3위로 골인했으나 실격 처리돼 올림픽 동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변 선수의 실격은 진선유, 최은경 등 우리나라 낭자들이 1,2위를 차지하는 등 메달을 독식하는 것에 대한 역풍이 작용한 것이어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나이인데도 동료들이 메달을 땄으니 괜찮다고 말해 국민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런 의연함, 희생정신은 계주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변 선수는 고비고비에서 우승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27바퀴를 도는 중반 레이스에서 한국이 3위로 처지자 역주,1위로 배턴을 넘겨주었으며 4바퀴가 남은 종반전에서도 중국선수를 따돌리고 1위로 진선유에게 배턴을 넘겨줘 이름 그대로 금메달을 전하는 ‘천사’가 됐다.
쇼트트랙은 체구가 작은 동양인에게 유리한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점에 착안, 쇼트트랙에 집중투자해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리병주법, 납조끼훈련을 개발해낸 것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계주는 팀워크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협동과 희생정신, 단결심이 없었으면 이런 선진 훈련법은 아무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단합된 힘으로 백인우위의 동계올림픽에 계속 황인종 돌풍을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6-02-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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