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빛바랜 상장/오풍연 논설위원
오풍연 기자
수정 2006-01-14 00:00
입력 2006-01-14 00:00
요즘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에게 상 타기를 권유한다. 학업 우수상이면 으뜸이고, 반장·부반장 표창을 가리지 않는다. 대학 입학 전형이 넓어지면서 상장과 표창을 많이 받은 학생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까닭이다. 때문에 치맛바람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주위에서 노골적으로 부인을 적극 활용(?)하라는 얘기도 한다. 아이들에다 엄마마저 경쟁에 끌어들이는 형국이니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제사로 가족이 모였다. 화제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어머니는 사진첩을 들고 나오셨다. 못살던 시절이었던 만큼 모두들 차림새가 남루했다. 순간 앨범 갈피 속에 빛바랜 상장이 눈에 띄었다. 동생의 초등학교 6년 정근상이었다. 개근상, 정근상에도 모두 기뻐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6-01-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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