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1-4-2-1전략’/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수정 2005-12-13 00:00
입력 2005-12-13 00:00
잠재적 위협을 찾아내 그 싹을 미리 잘라낸다는, 부시 미 행정부의 이른바 이 ‘뉴롤백(new rollback)정책’은 알려진 대로 ‘선제공격’과 ‘체제전복’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과거 걸프전에서처럼, 받은 공격만큼 되돌려주는 식의 기존 안보전략과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테러 등 안보위협이 될 만한 국가나 세력은 직접 찾아가 쳐부수고, 덜 위협적인 정권을 세운다는 개념이다.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가능성마저 없애려면 잠재적 안보위협을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는 말로 그 당위성을 설명한다. 본궤도에 오른 주한미군 감축을 비롯한 미군 재배치나 미·일 신안보구상 등도 이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 통상전력과 상위개념의 핵 전력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한층 높여 놓은 미국의 핵 운용구상도 여기에 포함된다.
2001년 10월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QDR)에서 제시된 이 전략을 미 행정부가 내년 이후에도 유지할 방침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엊그제 보도했다.‘2개 전쟁 동시수행’ 전략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던 것과는 다소 다른 내용이다. 한반도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2개의 전쟁’이 겨냥한 나라가 사실상 이란과 북한이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이라크에서 총선이 실시된다. 새 의회가 구성되고, 정권이 안정을 찾는 속도에 맞춰 미군도 철수할 전망이다. 그러곤 다음 목표를 찾을 것이다. 북한은 생각보다 대화의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5-12-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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