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상념/우득정 논설위원
우득정 기자
수정 2005-11-30 00:00
입력 2005-11-30 00:00
몇 달 전 한때 권력의 정점에서 세상을 호령했던 한 인사를 만났을 때 당돌하게 추궁했던 질문이 부메랑이 되어 온다.“요즘 조국과 민족을 위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계십니까.”악수하고 자리에 앉기 바쁘게 질문을 하자 그는 몹시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없는 것 같은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제껏 한번도 말문이 막힌 적 없었던 그가 더듬거리기까지 한 것 보면 그러한 자문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속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며 쾌재를 불렀다.
그렇다면 나는 올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했나.9월의 첫 햇살이 비치던 아침 어머니를 떠나보낸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는 것 같다. 쳇바퀴 돌듯 직장과 집을 오가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떠벌렸지만 삶의 흔적이라곤 티끌만큼도 남기지 못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5-11-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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