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좋은 부부/이목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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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기자
수정 2005-11-19 00:00
입력 2005-11-19 00:00
그야말로 무골호인(無骨好人)을 남편으로 둔 여성이 있었다. 항상 남을 도와주려 하고, 듣기 싫은 소리는 절대 하지 않는 남자였다. 주위에서 “좋은 남편 만나서 행복하겠다.”고 부러워하면 그 여성은 빙긋이 웃기만 했다. 그러더니 어느 자리에선가 “남편이 두렵다.”고 털어놓아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유는 이랬다.“누가 봐도 화낼 일을 그냥 넘어가니까, 그것이 남편의 진심인지 알 수가 없어요. 차곡차곡 쌓아놓았다가 어느 날 한꺼번에 터트릴까 걱정되네요.” 대부분의 동석자가 “행복한 고민”이라고 핀잔했으나,“부부간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이가 있었다.“마음에 맺힌 부분을 털어놓지 않고는 진정한 부부가 되기 힘들다.”는 충고였다.

하긴 부인에게 조금이나마 원망, 불평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마음이 원하는 바를 좇아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경지’에는 공자도 70세가 돼서야 이르렀다고 한다. 부인을 대할 때 가면을 쓰는 것보다 아예 다투는 쪽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좋은 부부의 정의를 다시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불만을 누르고(숨기고), 서로 잘해주는 부부’에서 ‘불만을 품격있게 드러내는 부부’로….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5-11-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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