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지역축제 이대론 안된다/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수정 2005-10-07 08:25
입력 2005-10-07 00:00
썰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곳곳에 빈 공간이 보였다. 여러 개의 전시 부스 중에 일부는 전시품도 없이 축제 관계자들이 모여 잡담을 늘어놓는 장소로 변해 있었다.
그러나 관람객들이 붐비는 한곳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 무용수들이 나와 신나는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무대 앞이었다. 관람객들은 축제의 주제와 전혀 무관한 이 삼류쇼 공연에만 심취해 있었다.
동행한 축제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축제 폐막일에는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공연이 예정돼 있어 행사장이 인파로 터져나갈 것이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번에 참사가 일어난 상주 자전거축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전거대행진 등 자전거관련 행사에는 시민들의 참여가 신통치 않았다.
일부 행사는 예상 인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해 상주시가 당황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참사가 일어난 MBC 가요콘서트에는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상주시도 행사비용의 3분의1을 여기에 쏟아부어 자전거축제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이는 상주 자전거축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경북도에서 열린 38개의 지역축제도 별 차이가 없었다.
일부 축제는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열어 서로 힘자랑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 상주시와 행사 주최측의 검은 뒷거래는 입맛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이벤트회사 관계자는 언론에 출연해 ‘지역축제 상당수가 주최측과 지방자치단체 고위관계자 사이에 상납커넥션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지자체들은 내년에도 축제를 연다.
“요즘 축제만 보러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만큼 볼 것이 없죠. 저도 이 지역에 관광온 김에 행사장에 들렀어요.”
한 축제장에서 만난 관객의 충고를 지자체 관계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cghan@seoul.co.kr
2005-10-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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