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기업 공모제 불신부터 씻어야
수정 2005-08-03 00:00
입력 2005-08-03 00:00
그러나 우리는 정부가 이 제도를 손보기에 앞서 먼저 자문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과연 현행 제도를 제대로 집행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있었으며 이를 충실히 실천했느냐이다. 공기업 사장 공모제는 지난 2003년 참여정부가 공기업 인선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스스로 도입했다. 그러나 적임자가 제 발로 나서지 않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청와대는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보장도 없는 터에 체면만 깎인다는 우려로 우수 인재들이 응모를 기피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리의 생각은 좀 다르다. 참여정부에서도 끊이질 않아 온 낙하산 인사 논란이 공기업 사장 공모창구를 한산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라는 판단이다.‘떨어지면 망신’이라는 체면 중시 풍토가 아니라 ‘정부가 낙점한 후보가 있을 것’이라는 불신이 근본적인 문제점인 것이다.
따라서 제도개선에 앞서 이런 불신을 씻으려는 정부의 철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특히 임명권자가 직접 후보를 발굴해 임명하는 방안은 ‘낙하산 인사의 제도화’라는 시비를 불러올 게 뻔한 만큼 재고할 필요가 있다.
2005-08-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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