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기난사·철책선 군 수뇌부 책임져야
수정 2005-06-20 00:00
입력 2005-06-20 00:00
총기난동사건이 터진 GP는 북한군과 불과 수백m 떨어진 최전방 감시·경계초소다. 이곳에 근무하는 장병들은 자칫 잘못하면 안보와 직결된다는 중요성 때문에 철저한 신원조회와 훈련을 거쳐 선발된다. 총기 등 무기의 관리는 기본이며, 병사들의 인성과 사기(士氣)·심기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는 등 한치의 빈틈없이 부대를 운영해야 하는 곳이다. 사고를 저지른 병사가 선임병들로부터 몇달째 언어폭력에 시달려 왔다는데, 지휘관들은 뭘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월 ‘인분사건’에 이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장관의 사과 한 마디로 끝날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군내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해당 지휘관들에게만 그 책임을 묻고 군 수뇌부는 아무 책임도 없는 양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고는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한계에 이르게 했다. 그런 점에서 사건 수습 후 군 수뇌부는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며 재발방지 효과도 높일 수 있다.
군은 각종 총기·군기문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원인근절과 재발방지를 약속해 왔지만 예하부대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군대로 다시 태어나려면 이번을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기강과 인권, 경계실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과 함께 재발방지책을 단단히 실행해야 할 것이다.
2005-06-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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