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택시합승 요금/이용원 논설위원
수정 2005-05-26 08:03
입력 2005-05-26 00:00
택시에 타자 여자가 1000원짜리를 건넨다. 각자 내자고 다시 말했다. 전철역까지는 기본요금 거리. 택시를 내리면서 각자 돈을 내니 나이 든 운전기사는 합승인 줄 몰랐다며 1000원씩만 받는다.
여자와 헤어진 뒤 괜히 찜찜했다.30대 중반에 번듯한 차림새, 출근길 택시 잡기에 급급한 모습이 전문직 기혼여성 쯤으로 보였다. 콩나물값 100원도 깎는 게 주부의 심정이다. 택시비 800원을 절약하려는 여자의 태도에 잘못은 없다. 그런데도 선뜻 동의하지 못한 까닭은? 내가 주변머리가 없어서일 게다. 요금을 절반만 내는 반임(半賃)승차마저 꺼림칙한 걸 보면 나도 성격이 깔끔한 모양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5-05-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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