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꼬마친구/이호준 인터넷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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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5-24 07:57
입력 2005-05-24 00:00
아침뉴스를 체크한다고 조금 지체하는 바람에 허둥지둥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안녕하세요?” “어? 벌써 가니?” 15층에 사는 아이다. 물어본 적은 없지만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었을 것이다. 아이는 누구든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숙제하러 일찍 가는 거예요.” “숙제?” “수학책을 학교에 두고 왔거든요. 세 쪽이나 풀어야 되는데….”말투엔 걱정이 가득한데 얼굴은 웃고 있다. 그 짧은 시간,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엔 스스럼이 없다. 문이 열리자 아이는 폴짝폴짝 뛰어가며,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남긴다.“안녕히 다녀오세요.” “그래, 공부 잘해라.”



뒷모습이 화단의 꽃보다 더 예쁘다. 우린 입으로는 아파트 생활의 삭막함을 말하면서도, 정작 이웃과 정을 나누는 데 인색하다. 나 자신도 제대로 인사를 하고 지내는 이웃은 몇 안 된다. 결국 이름도 모르는 아이와 가장 가까운 셈이다. 그러고 보면 이웃과의 벽은 내 마음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쌓아놓은….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2005-05-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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