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내의 빈 자리/우득정 논설위원
수정 2005-02-28 08:21
입력 2005-02-28 00:00
그동안 집안 일에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며 ‘반성문’을 쏟아내고 있는 사이 함께 아내를 여행 보낸 J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목소리가 만취란다.“좋은 건수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다고 한다. 평소 아내에게 다소 고압적이었던 J이고 보면 아내가 집을 비운 1주일 동안 계속 술에 절어 인사불성이었다니 의외다. 비로소 아내의 빈 자리를 본 것일까.
J와 만나 봐야 술밖에 더 마시겠느냐며 오늘도 일찍 잠자리에나 들겠다는 K에게 애처가로 소문난 한 친구가 충고한다.“마누라가 없을 때 집안 청소나 한번 해 봐라. 마누라의 무게가 새롭게 느껴질 걸.”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5-0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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