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동네음식점/이용원 논설위원
수정 2005-01-22 08:14
입력 2005-01-22 00:00
여러해 오간 터이라 이제는 주택가 골목골목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훤하다. 그 중에서도 눈에 먼저 띄는 건 역시 음식점. 몇년전 지방법원·지검이 인근에 들어선 뒤로 그 숫자가 엄청 늘어났다. 독특한 메뉴·상호를 앞세운 번듯한 집이 곳곳에 자리잡은 옆으로는 기왕에도 있던 허름한 식당이 힘겨운듯 웅크려 있다. 한 골목 네거리의 세 귀퉁이에는 ‘한 줄에 1000원’‘밤샘 영업’을 내건 김밥집이 있어 마음을 울적하게 한다.
불빛 환한 퇴근길에는 지나치면서 가게 안을 흘끔흘끔 들여다본다. 오늘은 손님이 있나 싶어서이다.(2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한 자의 직업병 증상이다.)늘 비어 있는 가게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지난 한달새에도 식당 서너곳이 사라졌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해 빈 곳도 있다. 식당마다 사람이 들어차 왁자지껄한 소음이 거리에 넘치는 날은 언제 되돌아 올까.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5-01-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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