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행자부 결산브리핑 유감/조덕현 공공정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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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29 00:00
입력 2004-12-29 00:00
행정자치부가 연말을 보내면서 ‘결산브리핑’이라는 새 제도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1년간 추진한 정책 가운데 중요한 것을 모아 추진과정 등을 알려주기 위한 취지에서다.‘이런 것을 하겠다.’는 공약성 정책 브리핑에 익숙한 터여서 기대를 모은 것도 사실이다. 매일 뉴스 속에 파묻혀 살고 있는 기자들도 정부 발표 이후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 브리핑이 어느 때보다 반갑게 다가왔다. 행자부는 27·28일 결산브리핑을 했다.29일도 잡혀 있다.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인가. 이틀간 이 제도를 대하는 공무원의 행태를 보면서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말 그대로 ‘결산브리핑’은 결산을 위한 자리여야 한다. 누가 요청한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한다고 해서 만들어진 자리다.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잘된 것도 있지만 제대로 안 된 것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행자부 결산브리핑을 보면 만사 ‘OK’다. 모든 것이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이다.

실제로 잘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잘된 점만 부각시킨 것이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이런이런 것들이 문제되지 않겠느냐.’고 질문하면 발표 당시 가장 중요하게 다뤘던 명분도 즉석에서 말바꾸기와 다른 의미를 부여해 ‘아무 문제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물론 ‘정부 홍보자료는 원래 그래.’하고 쓰레기통에 버릴 수도 있지만….

이런 제도자체는 나무랄 수 없다. 잘만 운용한다면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다. 자체결산을 하면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흐른다면 안하는 것만도 못하다.

행자부의 결산브리핑은 솔직함이 부족했다. 이는 자칫 국민을 속이는 꼴이 될 수 있다. 왜 그런 브리핑을 하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행여 개각을 앞두고 장관 띄우기 차원이라면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조덕현 공공정책부 기자 hyoun@seoul.co.kr
2004-12-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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