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체육과외/오승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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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0-16 00:00
입력 2004-10-16 00:00
어린 시절, 갖가지 추억이 있지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냥 뛰놀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 땐 ‘내기 축구’도 참 많이 했다.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팀을 만들어 축구를 한다. 이긴 팀은 학교 급식으로 나왔던 빵을 상대 팀에게서 받는다. 급식이 있기 며칠 전 미리 축구를 하고는 이긴 팀이 급식 날 상대방 몫까지 다 챙기기도 했다. 이겼을 때의 기쁨이란…. 내기 축구에 빠져 있다 보면 해가 넘어가기 전 집에 가는 일은 아예 잊어버린다. 그 다음 돌아오는 것은 어머니의 매지만, 며칠을 못 넘긴다.

축구만이 아니다. 동네 친구 몇 명이 모여 산이나 이웃 마을 입구 등 목표를 정해 뛰곤 했다. 밤엔 가로등 불빛이 희미한 학교 운동장에서 100m 달리기 연습도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체력단련을 자연스럽게 한 셈이다.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해 체육 과외 현장으로 내몰리는 도심 아이들을 볼 때마다 어렸을 적 추억이 떠오른다. 요즘도 시골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04-10-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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