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CEO 대통령 대망론/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수정 2004-10-04 08:29
입력 2004-10-04 00:00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대한민국은 현대국가 반세기를 넘겼다.그리고 21세기 통일 한국을 내다보고 있다.그러는 사이 한국인은 여덟 명의 행정수반과 아홉 번째 대통령을 맞았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에 앞서 독립운동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한국 광복에 공이 있는 미국을 토대로 한 이승만 대통령의 집권은 차라리 역사의 순리라고 보는 게 옳다.어쨌든 이 시기는 독립운동가의 시대일 수밖에 없다.국부(國父)의 권위를 누리다가 독재자로 쓰라린 퇴장을 당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군인 박정희 대통령의 시대가 열렸다.한국전쟁을 통해 당시 가장 근대화된 한국사회 구성체는 다름 아닌 군부였다.이 때문에 형태에 상관없이 군부의 등장은 또 하나의 순리였다.그들은 전쟁으로 배고픈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데 진력했다.한강의 기적을 일궜다.그러다가 한국인들은 제왕적 대통령을 용인하고 유신까지 체험해야만 했다.심복의 총탄으로 유신은 퇴장했다.숙명이리라.
최규하 대통령의 등장은 얼떨결에 집권한 관료의 표상이었다.오랜 세월 통치에 잘 훈련된 군부 엘리트가 가만있을 수 없다.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등장과 퇴장까지 사실상 박정희 대통령의 연장선상에 있는 군인에 의한 통치시대라고 봐야 한다.한 쪽으로 기울면 반동이 그만큼 있게 마련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반군부독재·반부패의 표상으로 등장했다.군부독재를 씻어내기 바빴다.경제는 수렁에 빠졌다가 겨우 헤어나고 있다.민주투쟁가 직업정치인 시대였다.
지난날 정주영 대통령후보가 한국 제일의 금력을 확보한 뒤 대권을 향했지만 무참히 실패했다.한국인은 슬기롭게도 돈과 권력을 동시에 한 자연인에게 안겨주지 않았다.
오늘의 집단이기주의의 발호와 쟁투들은 미래를 보는 거울이다.요즘 먹고 사는 데 한국인의 욕심이 커지고 있다.그만큼 박정희 향수가 감돌고 있다.하지만 역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이제 독립운동가도 내각제도 군인도 관료도 민주투사도 돈 많은 오너도 율사도 과거다.
‘비즈니스맨이 국경을 넘으면 평화와 번영,탱크가 넘으면 전쟁’이란 속담이 있다.그래서 싸움을 어루만져 사라지게 하고 번영을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그립다.
그렇다고 해서 밀어붙이기만 하는 CEO도 말주변 좋은 학자출신도 매스컴 스타도 경계해야 한다.진실로 낮은 카리스마,큰 바위 얼굴의 CEO가 그립다.
21세기 미래는 통치자보다는 국가경영자 CEO의 것이다.아니 경제번영을 꾀하고 경제외교를 확고히 하고 경제로 통일기반을 좀 더 다지는 CEO가 왔으면 싶다.그동안 온갖 혹독한 경영환경에서도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탁월하게 성장한 사회조직은 기업이다.바로 기업의 리더가 CEO 아닌가.아직도 임기가 많이 남은 현직 대통령을 두고 차기 대통령 출현에 대망을 품는 것은 그만큼 오늘과 미래 과제가 크고 힘들기 때문이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04-10-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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