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견제받는 한국의 핵기술력/함혜리 파리특파원
수정 2004-09-18 11:20
입력 2004-09-18 00:00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한국은 그간 IAEA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왔다.한국이 지난 2월 IAEA 안전협정 추가의정서에 서명한데 이어 과거 실험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보고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여기서부터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보고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IAEA의 사찰과정에서 과학적·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물증들이 포착된 것이다.한국의 핵기술력이 국제사회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드러나자 강대국들의 강력한 견제가 시작됐다.
한국은 전력의 40%를 원자력에서 얻고 있다.이를 위해 매년 3억 7000만달러 상당의 농축우라늄을 수입한다.우라늄 재처리와 농축기술 연구는 핵연료 국산화와 함께 과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매달려 온 과제다. 외국에서 기피학문으로 홀대받는 동안 연구를 계속한 한국의 핵기술력이 세계 최고수준에 이른 것은 당연한 결과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핵실험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 정부가 취한 태도다.
우리정부는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들이 흘러나오고 핵개발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경미한 사안이라며 해명하기에 급급했다.향후 파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치밀한 대비도 없이 의혹으로 부풀렸다며 해외언론들 탓만 했다.심지어 믿었던 IAEA가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모르겠다는 순진한 발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세계최고 수준의 핵기술력 보유국답게 보다 전략적으로,그리고 당당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아쉽다.
함혜리 파리특파원 lotus@seoul.co.kr
2004-09-18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