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장애인올림픽/김경홍 논설위원
수정 2004-09-13 00:00
입력 2004-09-13 00:00
보치아는 뇌성마비장애인의 경기다.선수 한 명이 표적구를 먼저 던지고 나머지 선수들이 표적구를 향해 공을 6개 던지는데,표적구 가까이에 더 많은 공을 던지는 선수가 이기는 게임이다.한국 선수들은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때부터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 때까지 무려 4연패를 달성했다.
골볼은 시각장애인들의 경기다.시각장애인들이 한 팀당 3명씩 나서서 상대골에 공을 굴려 넣는 경기다.공 안에는 방울이 들어 있어 앞이 보이지 않는 선수들은 소리로 공을 따라다니며 공을 넣기도 하고,막기도 한다.그래서 관람객은 소리를 내서도 안되고 응원도 할 수 없다.환호도 없고 박수도 없는 경기장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어쩌면 박수칠 응원단이 없다는 사실이 더 외로울지도 모른다.
아테네올림픽의 열기가 식었다.그러나 아직 아테네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오는 17일부터 아테네에서 열리는 제12회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대표 선수단이 11일 출국했다.우리 선수단은 양궁과 육상,사이클 등 13개 종목,127명으로 구성됐으며,종합 1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번 장애인올림픽에는 세계 140여개국에서 6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올림픽이 힘과 기록의 제전이라면,장애인올림픽은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감격의 축제다.눈이 보이지 않고,귀가 들리지 않고,다리를 쓸 수 없는 그들이 이루어낸 성취는 비장애인들의 성취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인간승리’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에서는 아직 벗어나 있다.장애인올림픽이 열릴 때만 반짝하고 관심을 가질 뿐 평소에 장애인들이 어떻게 연습을 하고 생활하는지에 대해서는 애써 모른 체한다.
장애인 실업팀은 올해 1월에 생긴 충북 청주시 사격팀이 유일하다고 한다.장애인 선수들은 운동만으로 생계보장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다.선수들은 실업팀이 없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제대로 된 장애인 종합체육시설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테네로 출국하는 한국대표 선수단의 표정은 구김살없이 밝았다.그들의 도전과 희망이 이제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4-09-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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