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생역전/이목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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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9-10 00:00
입력 2004-09-10 00:00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고시에 붙거나,교수가 되거나,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기자도 그런대로 괜찮은 직업군에 속했다.그런데 학원강사로 나선 대학 동기가 있었다.원래 활달했으나 동창 모임에는 잘 안 나왔다.근래 소식을 들으니 서울,부산,대구에서 학원 사업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한다.두 명의 자녀를 미국보다 학비가 훨씬 비싼 영국에 유학 보냈다.친구들은 “로또복권 안 맞아도 인생역전이 가능하네.”라며 도리어 그를 부러워했다.

주변에 로또를 꾸준히 사는 사람이 꽤 된다.“꿈이 좋았다.”“홀인원을 했다.”는 등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일부는 ‘이제 믿을 것은 로또뿐’이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얼마 전 아내가 로또를 정기적으로 사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혹시….’하며 기다리는 즐거움을 갖자는 것이겠지만,단호하게 잘랐다.“아직 나이도 있는데,기다려봐.”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지만 인생역전을 로또에만 기대는 것은 왠지 비겁하다고 느껴졌다.열심히 일하고,회사가 잘 되고,봉급이 오르고….단순소박한 삶에서 기쁨을 찾아봐야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4-09-1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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