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경제살리기 성공하려면/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수정 2004-08-20 02:40
입력 2004-08-20 00:00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정교한 미시적인 분석이 요구된다.지금 경기 조정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재정 지출 확대를 꼽을 수 있다.정부가 사회간접자본,과학기술 인프라 등에 돈을 효과적으로 쓴다면 경기부양 이외에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계량 분석에 의하면 5조원 규모의 재정 지출확대는 성장률을 0.5%포인트 정도 끌어 올리고 약 11만명의 고용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세금을 줄이는 것도 민간의 지출을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재정 지출 확대보다는 그 효과가 작다는 게 경제 이론이다.현실적으로도 한번 감세를 하면 나중에 경기가 좋아졌다고 해서 다시 올리기는 어렵다.따라서 감세를 하더라도 특소세나 유류 관련 세금과 같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금리 인하는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지금 금리가 낮아진다고 해서 가계가 돈을 빌려 소비를 늘릴 형편이 못되고 기업도 투자를 늘리기 어렵다.부동산 경기와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안정에 다소 기여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에 대해 의견이 가장 엇갈리는 부분은 부작용에 관한 것이다.예를 들어 지난 몇년간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2001년을 전후로 한 정부의 무리한 부양책 탓이라는 시각이 많다.하지만 가격 급등의 근본 원인은 주택 구매에 따른 투자 수익이 다른 자산에 비해 훨씬 높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보유세 인상이나 적절한 주택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더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경기부양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경기부양책은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높이지는 못한다.따라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더라도 친(親)시장 정책으로 투자를 활성화하고,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작업은 별개로 강도 높게 추진돼야 한다.경기를 부양한다고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돼서도 안 될 것이다.경기부양책이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샘물의 역할을 할 수는 없다.그러나 가뭄 가운데 샘물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힘을 돋우는 단비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2004-08-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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