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나기 냄새/우득정 논설위원
수정 2004-08-17 03:05
입력 2004-08-17 00:00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날,아파트 단지 끝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정자에 앉아 하늘 곳곳에 어줍잖게 자리잡은 잿빛 구름을 바라본다.한줄기 소나기를 뿌리기에는 사위가 너무 밝다.그러기를 몇시간.갑자기 후끈한 바람이 일더니 정자 지붕에 빗방울이 듣는 소리가 난다.정자 주변 보도블록에 떨어진 빗방울은 곧바로 수증기가 된다.한순간 사우나에 들어선 느낌이다.멀리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코 끝을 보도블록 쪽으로 내밀고 킁킁거려 본다.꼬마 코 끝을 스쳤던 흙냄새는 오간 데 없다.
사방이 모두 보도블록과 아스팔트,콘크리트로 도배된 도회지에 살며 잃어버린 소나기 냄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4-08-1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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