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체벌/오승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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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7-03 00:00
입력 2004-07-03 00:00
초등학교 1학년 때인 1960년대의 일.같은 반 친구와 함께 아침 등교를 하다가 길거리에 앉아 놀고 있을 무렵,담임 선생님이 들이닥쳤다.수업시간인데도 학교 밖에 있던 코흘리개를 길가던 마을 어른이 보고 선생님에게 일렀을 것으로 짐작했던 기억이 아련하다.그 이후의 일은 어떠했을까.매로 이어졌다.선생님은 우리를 교실 바닥에 앉히고 두 다리를 쭉 뻗게 하고는 대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때리기 시작했다.아픔의 고통이나 제 시간에 학교에 나온 같은 반 또래들의 표정은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지만 난생 처음의 체벌 경험은 ‘사랑의 매’ 개념으로 간혹 뇌리를 스친다. 담임 선생님의 모습과 함께.

이런 적도 있다.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떠드는 등 하도 말을 듣지 않자 여자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막대기를 주고는 교단 위의 책상을 짚고 칠판을 향해 섰다.그러더니 한 사람씩 나와 선생님의 종아리를 때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철없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의 극치였을 것이다.체벌에 관한 규정이나 대법원의 판례가 필요없는 정겨운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04-07-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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