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열림과 닫힘/김경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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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6-22 00:00
입력 2004-06-22 00:00
항상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되고,하루가 끝난다.여기저기 다니는 곳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온통 고층아파트와 빌딩이 점령하고 있는 도시에서 엘리베이터는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 도시민들은 공중에서 산다.매달려 올라가고,매달려 내려오는 인생이다.하루종일 흙 한번 디뎌보지 못할 때도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잠깐동안이지만 지겹다.

모르는 사람과 눈 마주치기도 뭣 하고,떠들기도 뭣 하고.그저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것밖에 할 일이 없다.그래서 너나없이 층을 표시하는 계기판에만 눈길을 주다 목적한 층에 멈추면 쏜살같이 떠난다.

엘리베이터 계기판에는 ‘열림’과 ‘닫힘’의 단추가 있다.이 두 단추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늘어난다.하지만 닫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열어야 할 필요는 항상 있다.누가 달려오거나 일행을 기다려야 할 때다.그런데 거의 대부분 엘리베이터의 단추는 열림쪽보다 닫힘쪽의 단추가 더 닳아져 있다.배려보다는 단절이 많다는 증거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4-06-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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