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가정의 달, 교통사고 줄이자/오상현 손해보험협회장
수정 2004-05-03 00:00
입력 2004-05-03 00:00
그런데 용천 참사 이상으로 가정의 행복을 해치는 끔찍한 참사가 주위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거나 혹은 외면하고 있다.바로 교통사고다.
한국의 교통사고는 심각한 상황을 넘어서서 국가적 재앙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OECD 국가 중 최악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6위라고 밝힌 바 있다.이는 아프리카와 같은 후진국 수준으로,국제사회에서 극히 수치스러운 통계가 아닐 수 없다.
놀랍게도 하루에 1000여명의 교통사고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매일 3000억원 정도의 직접 혹은 간접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교통사고는 가정의 행복을 앗아간다.더구나 교통사고는 한 사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또 다른 심각성이 있다.교통사고는 행복한 가정을 무참히,그리고 영구히 파괴한다.지난 1년간 알려진 교통사고 유자녀만 무려 8000명 이상이 새로 생겼으며,알려지지 않은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내게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불행한 사고다.따라서 교통법규를 지킨다는 것은 나와 남을 같이 배려하는 인격의 발로로서,결국 교통사고를 줄이는 일은 가정의 행복을 키우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제 교통사고 줄이기는 범국민 차원에서 전개돼야 한다.마침 지난 4월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각 부처,시민단체,교통 관련 기관과 종사자,언론계,손해보험업계 등 각계각층의 뜻이 하나로 결집되어 ‘교통사고줄이기실천협의회’ 출범식이 개최된 바 있다.‘교통사고줄이기실천협의회’는 앞으로 각종 교통사고의 감축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범국민적 사업은 첫째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대폭적으로 줄이고,둘째 글로벌 시대에 세계 속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한 차원 더 높이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선진국을 가리키는 바로미터는 경제 수치만이 아니라 문화·안전·행복 지수 등의 총체적 투영이기 때문이다.
이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가 경제발전에 쓰이도록 해야 하며,교통안전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함은 물론 관련 법규,제도,시스템의 개선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용천역 참사가 발생한지 사흘 만에,복구 인력들은 무너진 용천소학교 폐허 더미를 헤치고 한 학생을 구출해냈다.누구든 그 자리에 있었다면 맨손으로라도 땅을 파 그 어린이를 구출하려 했을 것이다.고통에 처한 어린이를 구하고 생명을 살리려는 이같은 인지상정이 교통사고 줄이기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으며,이같은 노력은 경제적 피해를 대폭 줄이고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는 또 다른 결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오상현 손해보험협회장˝
2004-05-0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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