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光海를 논죄함/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수정 2004-03-18 00:00
입력 2004-03-18 00:00
그러나 그가 저지른 정말 치명적인 죄는 ‘대국’ 명나라를 올곧게 섬기지 않은 일이었다.중립외교라며 오랑캐인 후금에 손을 내밀고,굶주린 백성을 살려내자며 대동법까지 시행했으니 사대주의와 축재에 찌든 당대의 기득권자들이 어찌 그를 용납했을 것인가.
오늘,새삼 광해를 논죄하는 것은,그가 자초한 반정이 삼전도의 치욕을 낳았기 때문만은 아니다.조선 역사를 능히 100년은 거꾸로 돌렸다는 그 반정이 임진왜란으로 피폐한 백성의 가슴에 얼마나 아픈 못으로 박혔겠는가.역사는 원형대로 되풀이되지 않는다지만,그때와 너무 흡사한 탄핵정국을 보며 절로 모골이 송연해진다.
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2004-03-18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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