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발소에서/우득정 논설위원
수정 2004-02-21 00:00
입력 2004-02-21 00:00
그러자 40대 후반의 이발사가 얼른 말을 받아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라며 나름의 진단을 제시한다.그는 그 근거로 자신은 매일 10시간 이상 서서 일하지만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소주 한 병을 마셔야 잠들기 때문에 뱃살이 빠지지 않는단다.그러자 면도를 막 끝낸 50대 남자가 “남들은 조류독감이니 광우병이니 난리인데 이만큼 배짱 편한 직업이 어디 있느냐.”고 되묻는다.이에 이발사는 “누구는 ‘차떼기’로 수백억원 챙긴다는데 평생 푼돈이나 만지고 있으니 어찌 맨정신에 잘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야기가 여기에 이르자 이발사와 손님들은 입을 모아 정치인들을 향해 한바탕 욕을 퍼붓는다.욕설이 난무하는 게 못마땅한지 면도사인 이발사 아내가 “그래도 ‘학교’ 가는 것보다는 낫잖아요.”라고 한마디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다문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4-02-2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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