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통령이 모바일 페이 체험했으니 나아지겠지···” “낡은 규제와 관행이 발목···중국에 시장 뺏길까 걱정” 中 위폐 많고, 신용카드 보급률 낮아 모바일 결제 확산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평범한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모바일 결제를 하더군요. 기분이 묘했어요. 불과 5년 전만 해도 중국의 정보기술(IT) 환경을 부러워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충격적이었죠.”
게임 개발자인 김모(33)씨는 15일 “대통령은 친서민 외교 행보였겠지만 업계 종사자 눈에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있는 중국 IT 환경을 체험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대통령 일행은 전날 베이징의 동네 식당에서 꽈배기같은 유탸오와 콩물 음료인 더우장(豆漿)을 먹고 스마트폰으로 밥값을 결제했다. 밥값은 1인당 28위안(약 4600원)이었다.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의 한 현지식당에서 아침식사 후 스마트폰으로 밥값을 결제하는 과정을 보고 있다. 베이징=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일반인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이 풍경이 IT업계에서는 내내 화제였다. 거지도 알리페이나 위쳇페이로 적선을 받는다거나, 노점상에서 현금을 건넸더니 되레 모바일 결제를 요구하더라는 현지 경험담도 쏟아졌다. 결론은 ‘중국 정부의 집중투자와 네거티브 규제(안 되는 것 빼고 모두 허용)가 만들어낸 혁신과 IT 저변이 부럽다’는 것이었다. “우리 ‘이니’(문 대통령의 애칭)가 체험했으니 한국도 좀 나아지려나”하는 기대 섞인 바람도 나왔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 결제 규모는 60조 위안(약 1경원)으로 미국의 50배에 이른다. 2011년(1000억 위안, 약 16조 5000억원)과 비교해도 5년 새 60배로 커졌다. 위조화폐가 많고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것도 모바일 페이 확산의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무현금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주효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6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우한시에서 ‘무현금 도시’ 선언했다. 이곳에서는 교통비, 병원비, 공과금 등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결제한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난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솔로들의 날) 때는 하루 만에 1682억 위안(약 28조원)어치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해마다 4000억 위안(약 66조원)을 과학 부문에 투입한다. 중국에서 근무했던 한 벤처업체 직원은 “중국은 스타트업(신생기업)이 클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전략’을 구사한다”면서 “우리는 얼마 전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인 카풀앱풀러스가 경찰에 고발당한 데서 보듯 크기도 전에 규제로 제지당한다”고 아쉬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도 “중국 업체가 한국 게임을 베낀다고 소송을 내지만 반대로 쉽게 모방할 정도로 발전한 기술력이 두렵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국내 시장을 (중국에) 언제 뺏길까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T기업의 한 임원은 “글로벌 전쟁터에서 규제는 곧 다른 나라 기업을 우대하는 역차별로 이어진다”며 “‘민간의 상상력을 낡은 규제와 관행이 발목 잡아서는 안 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을 공무원들이 새겨들었으면 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아침 식사하는 문 대통령 내외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4일 아침 베이징 조어대 인근의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 중 하나인 유탸오(기름에 튀긴 꽈배기 모양의 빵)와 더우장(중국식 두유)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2017.12.14 [청와대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조식 후 대사관 직원의 도움으로 테이블 위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68위안을 결제한 다음 휴대폰으로 보는 모습. 우리돈으로 1만 1178원 결제됐다.청와대 페이스북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현지 음식점(용허시엔장)에서 노영민 주중대사 내외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2017. 12. 14 베이징=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현지 음식점(용허시엔장)에서 노영민 주중대사 내외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2017. 12. 14 베이징=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미지 확대
중국 서민 조식 전문점서 식사하는 문 대통령 내외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조어대 인근 아침 식사 전문점 용허셴장(永和鮮漿)서 식사하고 있다.왼쪽은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 2017.12.14 [청와대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중국 서민 일상체험 나선 문 대통령 내외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 중 하나인 유탸오와 더우장으로 식사하고 있다. 유탸오는 밀가루를 막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튀긴 꽈배기 모양의 빵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식감이 특징이다. 중국식 두유인 더우장에 적셔서 먹는 중국 일반 시민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다. 왼쪽은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 2017.12.14 [청와대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현지 음식점(용허시엔장)에서 노영민 주중대사 내외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2017. 12. 14 베이징=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미지 확대
중국 시민들과 식사하는 문 대통령 내외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 중 하나인 유탸오와 더우장으로 식사하고 있다.. 2017.12.14 [청와대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엄지척~!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4일 중국 베이징 서민식당에서 조식을 한 다음 식당 관계자들과‘엄지 척~!’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